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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센터이야기] 전시《대전 쓰레기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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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대전사회혁신센터 작성일2022-03-18 18: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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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지구를 구하는 대전 쓰레기 展: ABANDONED

 

전시기간: 2021. 03. 04. ~ 03. 31.

장소: 대전소통협력공간 1층 전시실(현 대전세종연구원 1층, 대전 중구 중앙로 85)

참여 작가: 강철규, 박종욱, 여상희, 이정성

대전에서 10년 이상 지낸 네 명의 청년 작가는 ‘예술가의 노동력으로 쓰레기를 감당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전시를 기획했다.

작가들은 지난 두 달 동안 지역 내 재개발 현장을 누볐다. 

직접 쓰레기를 진단하고 수거하면서 도시의 생태계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졌다.

작가들은 눈 앞에 펼쳐진 쓰레기들이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일종의 출입문과 같다고 생각했다.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면 우리는 어떤 풍경을 마주하게 될까. 결코 아름답지도, 그렇다고 추하지만도 않을 것이다.

네 명의 작가는 눈 앞에 펼쳐질 풍경을 상상하며 쓰레기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되짚어봤다.

강철규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버려진 생명’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전시를 위해 누빈 재개발 현장에서 만난 생명의 이야기와 자신이 느낀 바를 리포트 형식으로 정리하고 먹을 이용해 표현했다.

박종욱 작가는 버려진 대나무 돗자리를 한 갈래씩 다시 나누고, 묶기를 반복한다. 반복 작업은 새로운 의미와 기능을 부여한다.

버려진 가구와 물건들에 초점을 맞춘 여상희 작가는 버려진 가구와 물건을 모아 ‘버려진 방’을 구성했다.

매일 수없이 많은 사람의 이야기가 날리듯 오가는 신문지는 먼지가 되어 그 위에 내려앉았다.

방을 채운 물건들 모두 얼핏 보기엔 쓰임을 다한 듯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누군가에 의해 버려졌다는 사실은 쓰임을 다했다는 착각을 일으킨다.

이정성 작가는 버려진 쓰레기들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을 발견했다.

지금처럼 장난감이 흔하지 않던 시절, 공사 현장 한 편에 쌓아둔 모래 위에서 하루를 보냈다.

버려진 유리병 안에 모래를 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이정성 작가는 그때처럼 버려진 아크릴박스 안에 모래와 함께 버려진 물건들을 담았다.

어떤 이의 추억을 켜켜이 쌓은 모래 위에 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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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를 기획한 이정성 작가는 “프랑스 비평가 니꼴라 부리오의 《관계의 미학》에서는 작품의 특징을 짓는

 ‘투명성’을 강조합니다.

부리오가 말한 투명성에는 작가들이 수집한 쓰레기와 예술가의 시선, 관객의 만남이 속해 있습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인류가 망각한 문제점을 대면할 기회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소비지상주의의 흡착물의 결과인 쓰레기는 우리와 영원히 마주할 동반자인지,

아닌지를 작품을 통해 반추하는 시간을 가지시길 바랍니다.”라고 이야기했다.

끊임없는 생산과 소비로 지금도 쓰레기는 쏟아진다. 기능을 잃거나 망가진 물건만이 쓰레기는 아니다.

많은 사람이 이미 가진 물건임에도 디자인, 이전과는 다른 기능, 시대의 흐름 등을 이유로 물건을 취하고 버리기를 반복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편의를 포기할 수 없어 앞으로도 반복될 것이다.

이번 전시가 관객들에게 쓰레기라는 이름을 달고 세상에 뿌려지는 물건들을 다시금 바라보고 사유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